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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소 넣은 생분해성 플라스틱, 수심 757m서 5개월 뒤 거의 분해

    PBS·PBSA·PCL 필름은 심해 실험에서 효소 없는 대조군보다 빠르게 질량 감소 제품의 장기 내구성·생태 안전성·제조비용은 후속 검증 필요
    [데일리환경=유승철 기자] 효소를 플라스틱 안에 넣어 해수와 접촉한 뒤 분해를 촉진하는 기술이 일본 심해 실험에서 가능성을 보였다. 도쿄대와 해양연구개발기구(JAMSTEC) 등이 참여한 연구진은 효소를 넣은 생분해성 폴리에스터 필름을 수심 757m 해저에 5개월간 설치한 결과, PBS·PBSA·PCL 필름이 거의 분해됐다고 보고했다.효소를 넣지 않은 대조 필름의 질량 감소율은 최대 3.4%였다. 연구는 10월 21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PBS, PBSA, PCL, PBAT 등 네 종류의 퇴비화 가능한 폴리에스터에 리파아제와 큐티나아제 두 효소를 열을 이용해 섞어 필름과 미세 비드로 만들었다. 필름은 가로·세로 4cm, 두께 100마이크로미터였고 미세 비드의 지름은 20~200마이크로미터였다. 효소는 보통 고온에서 기능을 잃기 쉬운데, 연구진은 동결건조로 열에 견디도록 한 효소를 사용했다.샘플은 얕은 연안과 수심 757~5503m의 네 심해 지점에 설치됐고, 관찰 기간은 3~18개월이었다.가장 주목받은 결과는 모든 플라스틱이 같은 속도로 분해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757m 지점에서 거의 분해된 것은 PBS·PBSA·PCL 필름 세 종류였다. 반면 PBAT를 포함해 재료와 효소 조합에 따라 결과는 달랐다.Phys.org는 PBAT가 같은 심해 시험에서 질량의 12% 조금 넘게 감소했다고 전했다. 5503m 해저에서도 효소를 넣은 소재의 분해가 관찰됐지만, 이를 757m 실험의 ‘5개월 내 거의 분해’와 같은 수준으로 일반화할 수는 없다. 심해 결과는 정해진 소재·형태·시험 조건에서 얻은 것이다.시험 지점도 해저 환경이 서로 다른 곳으로 나뉘었다. 도쿄대 발표에 따르면 샘플은 미사키 앞바다 757m, 하쓰시마 앞바다 855m, 해저 화산 인근 묘진 해구 1292m, 쿠로시오 속류 지역 심해평원 5503m에 설치됐다. 이 가운데 미사키 앞바다는 대형 플라스틱 쓰레기가 많이 쌓이는 곳으로, 5503m 지점은 해저 퇴적물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많이 발견되는 해역으로 설명됐다.757m 해저는 수온 약 4도, 수압 7.6메가파스칼로 대기압의 약 75배에 해당한다. 연구진은 또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의 JAMSTEC 부두, 수심 약 2~6m에서도 샘플을 시험했다. 이 비교는 효소가 미생물이 적고 수온이 낮은 심해뿐 아니라 연안에서도 작용할 가능성을 살핀 것이다. 그러나 해역별 환경과 시험 기간이 다르므로 심해와 부두의 결과를 단순히 같은 조건의 성능 비교로 읽기는 어렵다.이 기술은 사용 중에는 제품이 쉽게 분해되지 않다가 환경으로 유출된 뒤 마모나 충격으로 표면이 깨지고 물이 효소에 닿으면 분해가 시작되도록 설계됐다. 도쿄대 연구진은 효소를 넣은 소재가 초기 강도와 유연성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실험 소재의 물성 비교 결과다. 실제 포장재나 어구 등 제품이 사용 기간 동안 견디는지, 해양으로 유출된 뒤 분해산물이 생물과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연구진은 필름의 질량·형태 변화뿐 아니라 분해 과정에서 생긴 저분자 물질과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 측정도 분석해 해수 미생물에 의한 무기화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그렇더라도 질량이 줄거나 눈에 보이는 조각이 사라졌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조건에서 탄소와 물까지 완전히 분해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연구진의 2024년 선행 연구도 일부 생분해성 수지가 심해에서 분해될 수 있지만, PHA를 제외한 소재는 완전 분해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이번 연구는 효소를 재료에 포함해 차가운 바다에서의 분해 속도를 높일 수 있는지 현장에서 시험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그러나 바다에서 분해될 수 있는 소재가 해양 쓰레기 유입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다.연구진은 후속 과제로 실제 사용 환경의 장기 내구성과 안전성, 다양한 수지로의 적용, 제조 공정의 효율·비용 개선과 대량생산 확대를 제시했다. 이번 결과는 한국 해역에서 반복 확인된 것이 아니므로 국내 적용을 위해서는 수온·압력·해저 환경이 다른 현장 시험과 분해산물 안전성, 제품별 사용 기간 및 회수·처리 체계를 검증해야 한다.
    2026-10-28 10:22:50 유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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